매기. 저는 캘버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많은 사람이 내게 물었어요. 치료제를 가져다준 그 대단한 발명가는 어디에 있냐고. 어째서 함께 오지 않은 거냐고. 눈치 빠른 몇몇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매기가 이곳에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고요.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세상이 아직 멸망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려...
익숙해질 수 없는 게 있다. 예를 들면 도무지 손에 익지 않는 젓가락질이나 늘 잊고 마는 신발 끈 매듭 묶는 법 같은 거. 그런 것들은 왠지 영영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리 해도, 배운대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게 최택에게는 '김정환'이었다. 가끔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더는 낯설어질 수 없는 것 같았지만 그건 아니라는...
최택은 뭐든 늦었다. 어릴 때는 걸음마부터 첫 말을 떼는 것까지 다 늦돼서 정말 애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택의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종종 말하곤 했다. 택도 가끔은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쌍문동 애들이 하는 말을 한 박자씩 놓칠 때라든지 습관적인 두통에 알약을 물 없이 잘도 ...
주인에게 학대받던 개 한 마리가 자신이 묶여있던 창고를 탈출해 도심을 누볐다. 물론 4기수가 순찰을 끝내고 본부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경찰과 관할 소방서가 달려들어 개를 검거한 뒤였고 시마와 이부키는 강력 범죄에 비하자면 시시하지만 꽤 흥미로운 사건의 경위를 전해 들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개는 자신을 학대한 주인조차 물지 않은 채 도주에 도주만을 거듭하다...
스스로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고백은 여러 번 받아봤다. 중학교 때 같은 반의 부반장이라거나 동아리의 후배, 학원 친구, 친구의 친구라던 이름 모를 여자애까지. 여차여차 분위기에 휩쓸려 고백을 해왔던 몇몇과 어설프게 연애라는 걸 해보기는 했지만 곧 이게 아닌데 싶어져서 그만뒀었다. 그래서 고교 시절에 테시마는 이미 어떤 결론에 이르렀다. —연애라는 건 ...
남자의 복장은 상황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날 보았던 것과 같은 고급 일색의 맞춤 정장. 집에 있을 때나 가벼운 외출엔 폴로 셔츠 혹은 면 티셔츠에 편한 재질의 바지를 받쳐 입었다. 임무 중엔 방호복, 방탄조끼, 변장을 위한 각종 유니폼 등등. 닐은 남자가 뭘 입든 기꺼이 감상할 준비가 되어있었으나 그중 두 번째 상황을 가장 선호했다. 임무가 ...
임무 중엔 내 권총의 탄창은 언제나 모자라고 꼭 상대방의 탄창만 한 발 더 여유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닐은 틱틱 하는 소리만 요란한 빈 총을 내려다보다가 쯧 혀를 찼다. 이럴 땐 '실례'를 하는 수밖에 없어서 닐은 근처에 널브러진 시체 중 하나를 골라잡았다. 글록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사후경직이 일어나지 않아 아직은 물컹...
이미지(페이지) 타입은 여기로 S# 4 촬영 전에 친해질 겸 둘이 자주 만나는 건 어때? 친구잖아. 영화 말고 패션 센스로도 유명한 토도 감독은 대본 리딩 당일인 오늘 야자수가 빽빽하게 프린팅된 야쿠자도 꺼릴 하와이안 셔츠에 금목걸이를 걸쳤다. 오늘 머리띠는 하얀 색이네. 토도 감독 네라던 저택 내부 디자인은 누가 봐도 토도 감독의 취향이었다. 더는 놀랍지...
이미지(페이지) 타입은 여기로 크랭크인[crank in]: 영화에서 촬영 개시를 뜻하는 말. 2017. 07. 08. 겁쟁이페달 4인 교류전 <새벽3시수거함> 발행 Crank In 크랭크인 S# 1 마나미 산가쿠는 유명했다.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스크린에 데뷔한 마나미는 당시 1500: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역에 발탁되었다. 첫 작품...
정환은 책장을 들추던 손을 멈추고 교실 안을 살폈다. 막 점심을 먹고 난 뒤의 오 교시, 게다가 점심시간 내내 운동장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녔을 놈들이 수두룩한 남고 교실의 모습은 늘 똑같다. 다들 정환을 앞에 세워두고 얼굴을 앞으로, 뒤로 처박으며 꾸벅꾸벅 졸았다. 수업은 듣지도 않는 놈들이 뭐가 고맙다고, 이건 죄송한 거냐? 어쭈, 하며 앞줄에 앉은 몇몇...
집이라는 곳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시에라는 오래 고민해왔다. 새 집으로 떠나기 위한 이삿짐을 싸면서. 만약 은퇴를 하고 살 집을 고른다면 위치는 전철역에서 가까웠으면 했다. 아마 직접 차를 몰기보다는 지하철을 타게 될 테니까. 새로 얻은 직장에서의 퇴근길에 들를 마트가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곤 해도 직접 물...
겁쟁이페달 통합 온리전 <다시 밟는 페달>에 발간한 욤님과의 트윈지 '이마테 실직북'을 웹공개합니다. 책 가져가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언제나 불만족하는 자기만족형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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